감상/책

사과가 가르쳐 준 것

포오옥 2021. 4. 2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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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두 사람 있다. 한 명은 아버지 다른 한 명은 기무라 아키노리이다.두 명은 농부라는 공통점이 있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농사에 농약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1918 년 노벨 화학상은 하버 보슈 법으로 질소비료의 대량 생산에 성공한 프리츠 하버가 받았다. 카를 보슈는 그 후 다른 연구로 역시 노벨상을 받았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던 나우루 공화국은 비료 수출이 주 수입인 나라였다.

인류의 역사는 비료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료의 발명 이후 한 작물을 집중해서 대량으로 수확하는 길이 열렸다. 식량이 해결된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인류는 발전했다.


  

  

기무라 아키노리는 기적의 사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농부이다. 수많은 전문가가 기무라 아키노리가 무농약 무비료로 사과 재배에 성공하기 전까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 농업은 이제 농약과 비료와 땔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기무라 아키노리 또한 그것을 체험했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는 무농약 무비료로 그 어떤 작물도 재배할 수 없다. 그는 10 년을 연구했다. 정확히는 10 년 동안 그의 사과나무에는 사과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의 과수원에는 썩지 않는 사과가 열린다.

 

 

약과 비료  

농약을 한 번 준 것과 주지 않는 것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농부 그중에서도 유기농 재배에 도전한 사람들만이 아는 것이다. 거짓말이 아니다. 천지 차이가 난다.

우리 밭에는 두 가지 작물이 있다. 가족을 위한 작물, 팔기 위한 작물 두 가지 작물 모두 유기농 재배를 한다. 하지만 가족을 위한 작물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 유기비료인 퇴비 외에는 주지 않는다. 팔기 위한 작물은 최소한의 농약과 비료를 사용한다. 일단 첫 판매를 추석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료와 농약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기농의 장점도 있다.

김장을 많이 하게 돼서 이웃과 친척에 나누어 주게 되었다. 우리 가족을 위한 밭이어서 유기농 배추인데 정말 오랜만에 잘 된 것이다. 그전까지는 우리 김장을 채우기 위해서 배추를 몇 포기 더 사 와야 했다. 몇 개월 후 재밌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한 김장인데 산 배추로 한 김장보다 우리가 준 김장이 더 오랫동안 아삭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밭에는 외팔이 두꺼비가 한 마리 살았다. 아버지의 실수로 한쪽 팔을 다쳤다. 그 후 아버지는 풀을 벨 때마다 굉장히 조심했다. 그리고 비료를 덜 쓰기 위해 아버지는 매년 과수원을 돌아다니면서 돌연변이를 찾았다. 수많은 나무 사이에서 한두 개는 시기와 맞지 않은 과일이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밭에 바닷물이나 게 껍데기 등 다양한 것을 주었다.

 

어찌 되었든 현대 농업에서 농약을 한 번만 줄 수는 있지만, 안 줄 수는 없다.

 

 

  

기무라 아키노리는 어떻게 무농약 무비료 농사에 성공을 해서 현대의 수많은 농부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든 것일까?

그는 비밀은 땅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산에는 누가 비료를 주지 않아도 수많은 식물이 잘 자란다. 생태계가 완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밭에는 비료를 주지 않으면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 기형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료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밭에 주는 비료의 10% 만이 식물이 흡수한다. 나머지는 공해가 되고 각종 벌레의 영양분이 된다. 게다가 영양분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식물에 독이 되기도 한다. 기무라 아키노리는 해충이 생기는 이유가 과다한 영양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산에는 과수원만큼 벌레가 많지 않다.

그는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 산과 같은 흙을 만들었다. 비료 대신 콩과 식물을 이용해서 양분을 공급한다. 뿌리혹박테리아의 상태를 확인하며 콩과 식물의 양을 조절하고 여름 내내 풀을 자르지 않는다. 풀은 수확 시기에 맞추어 자른다. 그러면 사과나무들이 가을임을 알고 빨갛게 익는다고 한다. 땅이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게 하려고 트랙터를 쓰지 않는다. 그의 밭은 10cm씩 50cm까지 온도를 제도 온도가 일정하다. 땅이 따뜻하다. 땅이 단단하면 온도가 여러 층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나무뿌리는 추운 곳을 싫어한다.

 

 

 

최근에 유기농이 붐이 일면서 유기비료를 많이 쓴다. 퇴비라는 것이다. 정말 좋은 퇴비는 발효가 잘되어서 아무 냄새도 안 난다. 최고급 퇴비를 파는 상인이 거리낌 없이 퇴비를 입에 넣고 씹는 모습이 기억에 난다. 유기비료 또한 땅에 영향 불균형을 줄 수도 있고 발효가 덜 된 퇴비는 독소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기무라 아키노리는 벌써 자신의 농업에 관한 책을 세 권이나 썼고 자연재배를 알리기 위해 기무라 흥농 사라는 단체를 세웠다.

그가 강조하는 자연재배는 단순히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두는 방법이 아니다. 끊임없이 작물을 관찰하고 흙을 관찰하며 최적의 생태계를 찾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아버지도 이 사람을 알았다. 직접 만나보기까지 했다고 한다현대 농업으로 수십 년이상 운영된 과수원이 자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대단한 도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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