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의 멋진 점은 주인공만큼이나 뛰어난 조연들이다. 그녀의 소설은 사건 당사자들의 묘사가 뛰어나다. 사건이 벌어지고 뒤늦게 참여하지만 내용을 주도해가는 사람들만큼이나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의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설정이 자세하게 표현된다. 굳이 말해서 등장인물 대부분의 캐릭터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고 싶다. 그녀의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각자가 특색이 있어서 누구 하나 용의자에서 배제할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캐릭터가 조연일리 없어!"
라는 느낌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등장인물이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주인공만 빛이 나고 주변의 인물들이 병풍이 되는 내용은 싫어 한다.
그런 면에서 살인을 예고합니다. 는 재밌는 이야기이다.
추리의 내용만 볼 때는 뻔하고 쉽다. 나도 반 정도 보았을 때부터 확신했다. 물론 이야기 안에 등장하는 마플처럼 모든 퍼즐을 맞추지 못했지만 어렵지 않은 전개이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 다 이야기가 있고 그들은 교묘히 얽혀 있다. 독자의 추측을 방해하기 위해 나열되는 주변 인물들의 과거사나 독자를 혼란시키기 위해 등장하는 여러 성격적 장치들은 자신의 추측을 의심하게 만들고 결국 끝에서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당했구나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배경이 되는 곳은 작은 마을이다. 이웃들간 허물도 없고 교류하기도 쉬운 곳이다. 서로 간에 비밀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서로가 이해해 주는 그런 곳이다. 게다가 시대적으로는 영국의 산업화가 한참 시작할 때이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그런 마을에서 누군가의 장난인지 살인을 예고하는 메시지가 신문에 광고되고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 작품에는 미스 마플이 등장한다.
작중에서는
"이 세상 모든 할머니를 능가하는 초특급 할머니, 별 네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은 그녀!"
같은 무시무시한 묘사로 등장한다. 하지만 사실은 참견쟁이에 정정한 할머니일 뿐이다.
푸아로와는 또다른 매력의 탐정이다. 안락의자형 탐정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라고 들었지만 참견쟁이 할머니였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이야기하며 정보를 모으로, 결국에는 범인을 잡는데 협조까지 하다니!! 어떻게 보면 혼자서 정리하고 나중에 알려주는 푸아로보다 경찰과 협조해서 사건을 해결하는 마플이 더 적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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